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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 블레이드의 장인의 성공 노하우 '기술은 나의 힘'
 
이상원 기술부장 인터뷰
 
이병진기자 | 2012.02.03 | 201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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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된 탱크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1,600Km의 속도, 140kg/㎠의 압력, 온도는 560℃에 이른다. 고온 고압의 증기는 발전기의 터빈을 회전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터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 바로 블레이드. 하나의 원통형 샤프트에 바람개비처럼 꽂힌 블레이드가 하나의 휠을 이루고 이러한 휠 24개가 모여 터빈이 된다. 증기의 압력을 받는 위치에 따라 모양과 생김새가 달라지는데 이를 가공하는 연삭 기술이 그 핵심이다. 블레이드의 재료인 스테인리스강이 난삭재인데다가 고도의 5축 가공,0.002mm 오차 범위 내의 정밀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계가공의 꽃이라고 불린다.
터빈 블레이드 분야의 장인으로 불리는 두산중공업 이상원 기술부장(54세)은 1991년 터빈 블레이드 국산화 개발팀에 참여한 이후 지속 적인 기술 개발, 개선을 통해 2003년 산업자원부 선정 품질 명장에 선정된 바 있으며 2011년 현장기술자 중 최초로 국가품질경영대회 동탑 산업훈장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인터뷰를 위해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발전기 공장을 방문했다.
현재 맡고 있는 일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두산중공업 발전기 공장의 198명의 생산현장을 총괄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버켓(블레이드) 생산과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신입 사원들에 대한 교육, 외부 업체 강연과 공업고등학교 학생, 창원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강연도 진행합니다.
  발전기 터빈 블레이드를 만드는데 총 13개의 공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원재료의 75%가 칩으로 떨어져 나가고 25%만이 남아 블레이드가 됩니다. 입사 이후 79년에 프랑스에서 들여온 NC머신을 통해 학습을 시작한 이후 88~91년 해외 연수 과정을 통해 처음 국산 블레이드를 개발하는 과정을 함께 해왔고 이후 각 공정별 검사방법의 표준화 등 공정 개선을 제안하며 블레이드 생산 전 과정에서 현장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터빈 블레이드에 전념하게 된계기가 궁금합니다.
88년도 1개월간의 미국 연수로 해외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회사나 국가 차원에서 블레이드 기술의 국산화가 절실한 상황이었고 그러한 임무를 맡은 것에 대한 사명감도 컸습니다. 터빈 블레이드는 처음 이었고 용어도 생소했지만 우선은 직접 부딪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밤낮없이 매달렸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용량이 60MB PC로 NC 작업을 하며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가며 공부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에서는 포기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회사에서 새로운 걸 해보자는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해주었기 때문에 집중해서 일에 매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 니다. 함께 작업한 동료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스팀 터빈 블레이드 1개 가격이 포니 자동차 1대 가격과 비슷할 때였는데 원자력 1호기에 소요되는 블레 이드가 약 9,200개 정도 되니까 처음 국산회를 성공했을 때의 수입대체 효과에 대한 자부심과 성취감이 엄청났습니다.
  이후 일본, 독일, 스위스, 체코 등 발전설비를 제작하는 선진업체를 다녀와서 생산현장에 접목시켰습니다. 제품 제작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할 시 원인을 발굴하여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품질관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습 니다. 결과적으로 2000년도에는 이 분야 최고 자격증인 기계가공기능장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이란?
울릉도에서 인문계고를 나와 회사에 입사했을 때만해도 기계에 대해 전무 했습니다. 남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니 노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선 늘 기술이 최고라고 그러셨습니다. 기술이 일자리가 되고 밥이 되고 돈이 되고 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본래 집중을 잘하는 성격이라 한 가지에 빠지면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할 정도인데 기술이 그랬습니다. 성과가 있으니 즐겁고 더 잘하고 싶고. 이제는 삶 자체가된 것 같습니다.
제조분야에 종사하는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한다면?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베이직 트레이닝 코스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또 창원 기술대나 창원 기계공고 학생들을 만나 강연을 하곤 합니다. 그 때마다 제가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이력관리입니다. 강연 제목이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걸을 것이다’인데 고등학생들의 경우는 아무래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럼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느그들 10년, 20년 후에 아우디, 폭스바겐 이런 차 타는 방법을 내가 알려 주마” 하고. 엉뚱한 이야기같지만 거짓말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에이, 그러던 아이들도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지요. 목표를 분명히 가지고 경력을 쌓아가다 보면 경력에 비례한 급여를 받고 자신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입사하여 회사에 다니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인센티브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중요한 건 회사와 자신이 함께 성장하며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조분야의 경우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기술에 대한 몰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들과 똑같이 놀고 생각하면 내가 생각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가 없지요.
부장님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울릉도에서 인문계고를 졸업해 현대양행(한국중공업, 현 두산중공업)에 입사했을 때의 목표는 단 한가지였습니다. 먹고 사는 것. 연차나 월차 이런 게 있잖아요. 전 무조건 만근을 채웠습니다. 목표가 뚜렷했으니까요.
  일을 하다 보면 일정 기간에 맞춰서 진급을 하게 되는데 전 단 한번도 진급에서 누락되지 않고 그때그때 진급을 해왔습니다. 대게 3-3-4-3-5년 순으로 진행되는데.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진급에 있어서도 주변과의 인간관계가 중요합니다. 초심자의 경우 역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관리자의 경우 전체와의 균형을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그런 영역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현장 직원들이 그레이트 워크 페이스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기본을 갖추고 있을 때 일을 하는 과정에서 즐겁게,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고 하지만 과정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마추어에겐 중요합니다.
  현재 제가 맡고 있는 공장 내에는 450명의 신입사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습니다.
장인의 노하우가 있다면?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말이 있지요. 믿고 있는 것에 대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건데, 물론 침체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땐 회사에서의 동기 부여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장인이 들려주는 성공 노하우
 “바람은 읽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산업체와 어울리지 않는 출신으로 입사 때부터 남들보다 불리한 위치 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한 것뿐인 데도 경력이 쌓이고 실적을 올리게 되면서 주위의 시기를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극이 더 벌려놓아야지만 그런 요소들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조건이 주어졌을 때 되고 안 되고 하는 게 결국 노하우겠죠. 의사 면허가 있다고 모두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얼마 전에 [활]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거기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 라구요. “바람은 읽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거다.” 그 말이 참 와 닿았습니다.
“필요하다고 느낄 때 하게 된다.”
생각만으로는 안 됩니다. 하나에 집중해서 기회를 맞닥뜨렸을 때 할수 있느냐와 못하냐 하는 것은 결국 자신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실제로 그 일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됩니다.
“창원시의 연간 갈치 소비량은?”
공통된 기반에서 남들과는 다른 성과를 내기 위해선 다른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위를 확장시켜 사고하고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죠. 예를 들어 누군가, “창원시의 연간 갈치 소비량은 얼마인가?” 물었다고 생각해봅시다. 단순히 우습게 치부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집이 4인 가구인데 일년에 갈치 다섯 마리를 먹는다고 칩시다. 창원 인구가 100만이라고 하면 4인 가구 기준으로 25만 가구가 있는 거지요. 그렇게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1년에 125만 마리를 먹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거기에 대한 반론이 있을 테지요. 그렇다면 이런 기준에 그런 변수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제 친구들 10명 중에 갈치를 정말 싫어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렇담 가구 중 1/10은 갈치 소비량이 낮다고 가설을 세워 적용해봅니다. 요즘 2인 가구도 많다고 하는데 그것도 적용해보고요. 물론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판매율을 조사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정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답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 논리적인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논리적 사고는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줍니다.
  기술직이라고 해서 단순한 작업을 하는 게아닙니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지요. 공정개선과 여러 업무적 성과들은 그런 생각의 결과물입니다.
  요즘도 텔레비전 광고나 신문광고의 이미지를 눈여겨 봅니다. 창의적인 이미지나 발상이 도움이 됩니다.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해결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늘 긴장하고 있다면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는 감정조절, 자신만의 감정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주말에 집 근방의 산을 오르기도 하고 매주 걷고 달리는 운동을 하는 것도 나름의 노하우입니다. 무엇보다 고향친구와 즐거운 술자리가 제게는 나름의 해소법이 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난 뒤 이상원 기술부장의 퇴근시간에 맞춰 함께 회사 통근버스에 올랐다. 창원까지 내려왔는데 식사라도 한끼 하자는 말을 거절할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고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였다. 통근버 스에 올라타는 다른 직원들과 환하게 안부를 건네는 모습에서 그의 오랜 직장생활을 함께한 동료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최고 직위지만 잦은 저녁 약속 탓에 통근 버스가 더 편하다는 소탈한 모습이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쌀쌀한 저녁, 퇴근 후 으레 그렇듯이 식사엔 반주가 곁들여졌고 제조 업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기술이 돈이고 경쟁력입니다.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는 데는 긍정의 힘이 필요합니다. 자부 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을 때 즐겁게 일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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